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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스토리] 발달장애인의 뚜벅뚜벅 홀로서기 notice
    2020-12-04 Hit 713

  •  2020 프로그램 지원사업 |



    대전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발달장애인 맞춤형 사회적응훈련' 현장에 방문했습니다. 센터는 ‘We can live together’(함께 살아갈 수 있어요)를 주제로 발달장애인에게 대중교통 이용법과 은행ATM기기ㆍ무인카페 자동무인기기 이용법 등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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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에는 은행 ATM기기에서 카드를 이용한 입금과 증명서 발급을 연습했고, 대전역에서 신경주역까지 직접 기차표를 예매해 짧은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이젠 자동무인기기로 음식을 구매해 먹는 것쯤은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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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자들은 각자 다른 곳을 응시하다가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웃으며 귀여운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승현 씨가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한다고 들었다며 긴장한 표정으로 연신 손바닥을 쓸어내렸습니다. 센터에서 한 활동 중에 무엇이 기억에 남냐는 물음에 “(신경주역에서) 기차탄 것이랑 지하철 타는 것이요. 좋았어요.”라며 웃으며 말합니다. 옆에 있던 지원 씨가 “오늘 마지막 수업이에요.”라고 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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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대전시청역에서 갈마역까지 무인기기를 이용해 장애인 우대권을 발급하고, 지하철을 타는 방법을 배웁니다. 선생님의 시범을 따라 우대권 발급을 누르고, 신분증을 놓고, 동그란 우대권 2개를 가져갑니다.


    다들 익숙하게 지하철을 찍고 들어가는데 돌발상황이 생겼습니다. 지현 씨가 “우대권이 없어요...”라며 멀뚱멀뚱 서 있습니다. 방금까지 손에 쥐고 있었는데 어디로 간 것일까 우왕좌왕하는 사이 어디서 우대권 하나가 튀어나왔습니다. “그거 집어 오면 안돼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주현 씨도 지하철 구석에서 책자를 집어왔습니다. 

    강유진 담당자는 “사실 오늘 같은 돌발상황이 잘 없는데...(웃음) 주현 씨는 새로운 곳을 가면 무조건 들어가려고 하거나 가게든 식당이든 한 번씩 들어가서 보고 나오는 게 하나의 특성이라 지금은 혼자 다니지 않고 함께 들어가서 천천히 보고 나오도록 연습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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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응훈련은 단계별로 세심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담당자는 “발달장애인은 모든 것이 다 교육 거리에요. 재미도 있어야하고요. 지난번에는 담당자의 카드로 은행 ATM기기에서 만 원씩 찾아서 입금하는 것을 연습했어요.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이용자는 스스로 하게끔 도와주고, 그게 어려운 경우 어디로 돈을 넣어야 하는지, 뭘 눌러야 하는지 행동 양식을 알려줘요. 은행 문을 밀고 당기는 것도 게임식으로 연습했더니 재밌어하더라구요. ”라고 말합니다.


    지하철을 기다릴 때도 두 줄로 서서 질서정연하게 진행합니다. 소위 ‘절친’으로 통하는 지철 씨와 규진 씨는 손장난을 치며 지루한 시간을 달랬다. 오는 내내 “몇 시 몇 분이에요!”라며 알람시계를 자처하던 훈준 씨도 자리를 잡더니 조용히 앉았습니다. 모두 지하철 매너가 100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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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정거장을 지나 갈마역에 도착했습니다. 남은 미션은 무인카페에서 자동화기기로 음료를 사 먹는 것입니다. 사람보다 기계와 더 친해져야 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장애인도 훈련을 해야합니다. 메뉴 선택부터 결제 방식, 적립 여부, 카드 넣기, 영수증 뽑기 등 단순한 과정도 이들에게는 끊임없는 반복 연습의 결실입니다. 음료 맛이 좋냐는 물음에 모두 말없이 엄지를 척하고 들어올립니다. 훈련을 마치고 다들 아쉬움에 발걸음을 미적거리던 찰나, 저 멀리서 기다리던 엄마를 발견하고는 다들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지현 씨는 기자의 옷소매를 당기며 “우리 엄마예요! 저 오늘 잘했다고 이야기해주세요!”라며 연신 부탁했습니다. 

    이주현 · 김성현 · 이지원 씨의 어머니는 “아이가 장애인 친구들과 다니면서 전보다 자신감이 더 붙었어요. 행동 반경이 크다보니 종종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한데, 센터에서 이렇게 사회적응훈련을 시켜주시니 너무 감사하죠. 한편으로는 비장애인에게 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서 좋구요”라며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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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에 남은 유지철의 어머니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Q. 오늘 지철 씨가 맏형답게 아주 묵묵하게 잘 해냈어요!

    그랬어요?(웃음) 아까도 은행에 통장정리를 하러 갔는데 본인이 직접 하려고 하더라고요.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에요. 제가 도와주지 않았는데 알아서 통장도 넣고 버튼도 잘 누르고요. 다음에는 입금을 한 번 시켜봐야겠어요. 오늘 지하철 우대권 발매하는 법을 배웠으니까 집에 갈 때 지철이 혼자 해보게끔 하려고요. 


    Q. 코로나 때문에 지철 씨도 어머니도 많이 답답하셨을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계속 집에만 있었는데 지철이가 겉보기에는 차분해 보이지만 쌓아놓다가 한 번에 터지는 성격이라 답답하면 소리를 지르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든요. 그때는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무조건 바깥에 나가는 수밖에는 없어요. 다행히 10월 둘째 주부터 체육재활원이 다시 문을 열었어요. 지철이는 거기에서 헬스와 수영을 해요. 일반사립 시설의 경우 문을 열어도, 집 앞에 있어도 못 가요. 장애인 수영장은 샤워실도 보호자가 씻길 수 있게 되어있고, 문제행동을 해도 이해를 해주는 분위기이지만 사립 시설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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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자녀분 키우시면서 어려웠던 시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아유 말도 못해요... 지철이 어릴 때 30년 전이죠. 아이를 어디 맡길 곳도 없었고 요즘처럼 무료 프로그램은 꿈도 못 꾸니까 다 사비로 특수교육을 시켰어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죠. 지철이가 어릴 때는 지하철을 타면 앉아있는 사람을 막 밀쳐내고 거기에 앉고 바닥에 드러눕는 게 일반이었어요. 택시를 타면 뒷좌석에서 발로 쿵쿵 치니까 택시 기사들이 도중에 내리라고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장애인콜택시, 바우처 택시가 생겨서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끼죠. 사람들 인식도 예전보다 나아진 것 같고요. 예전에는 면전에 대놓고 “왜 저런 애를 밖으로 끌고 나왔냐”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거든요.


    Q. 지철 씨의 홀로서기에 대한 어머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이제는 ‘자립’이 제일 걱정이에요. 내가 세상을 떠나면 우리 지철이는 어떻게 사나 싶어서... 지철이가 올해 32살이거든요. 이제 슬슬 독립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해요. 사실 마음은 엄청 막막해요. 정부에서 발달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자립을 위해서는 먼저 일자리가 필요하겠죠. 하루종일 공장, 작업장에서 일하고 푼 돈 버는 것 말고 제대로 된 안정된 직장이요.



    지하철을 타는 것도, 무인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지극히 평범한 일이었지만, 누군가는 이 하루를 위해 수많은 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여전히 아들 곁을 지키는 어머니와 그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지철 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두 모자의 시간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값지게 흘러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장애인재단은 앞으로도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세상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본 프로그램은 한국장애인재단의 ‘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올해 5월 말부터 11월까지 진행하였습니다. ‘프로그램 지원사업’은 장애인단체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다양한 창의적인 장애인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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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장애인재단은 장애인에 대한 불합리한 법과 제도의 개선, 차별의 시정, 권리증진을 위해 현장에서 노력하고 있는 장애인단체의 지원을 통해 사람중심의 사회를 만들어 장애를 이유로 장벽이 생기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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